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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May Vol.32 No.3 ISSN 1598-8384

자유기고

김영수
한약재를 이용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 억제 및 치료연구

한국한의학연구원한의기술응용센터
김영수선임연구원 E-mail : yskim527@kiom.re.kr

시작말

우리는 일상에서“추우면 감기에 잘 걸린다”와 같은 건강에 관련된 말들을 하곤 한다.그리고 누구나 한 번쯤 ‘그 말이 진짜일까?’라고 생각해보게 되는데,이를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과학자들의 몫일 것이다.한의학(한약)을 바라보는 시선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한의학은 옛날부터 전해 내려온 임상 중심의 학문으로,인체 전반의 균형을 잡음으로써 사기(邪氣)가 침입하는 것을 막거나 이를 이겨내는데에 중점을 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현대적인 언어로의 설명이 부족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경험중심의 한의학(한약)을 현대적인 데이터 중심으로 재해석하고, 더 나아가 새로운 치료의 근거를 마련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다양한 연구영역에서 진행되고있다. 감염성 질병에 대한 예방 및 치료에 대한 연구도 그 중 하나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감염 메커니즘

일반적으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바이러스 외피단백질인hemagglutinin가 체내 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sialic acid와 결합하여 endosome을 형성하여 세포 내로 들어온 후 바이러스 M2 단백질이 채널을 형성하여 바이러스 유전물질들의 방출되면서 복제가 시작된다. 그 후 바이러스 유전물질로부터 발현된 단백질들은 증폭된 바이러스 유전물질과 함께 자가조립된 후또 다른 바이러스 외피 단백질인 neuraminidase에 의해 hemagglutinin과 결합된 sialic acid가 절단됨으로써 세포 외부로 방출되며, 이러한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다양한 항인플루엔자 제제가 개발되어 왔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감염 메커니즘 및 치료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감염 메커니즘 및 치료제1>

신종플루(2009년)의 대유행 및 확산 배경

009년 대유행한 신종플루(A/H1N1)는 10~40년 주기로 발생하는 항원 대변이에 의해 멕시코로부터 시작되어 4~6주만에 전 세계로 급속도로 전파되었다.세계보건기구(WHO)에서집계한 신종플루에 의한 사망자는1만8천449명에 달한다고 발표하였으나,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 집계한사망자는28만여명에 이를 정도로 당시 피해가 상당하였다(신종플루 및 그에 따른 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1차 사망자: 20만1천명, 신종플루와 연관된 심장 질환 등에의한 2차 사망자: 8만3천명).신종플루가 이토록 대유행한 배경에는 항원 대변이에 의해 기존 항인플루엔자 제제에 대한 내성이 발생하였기 때문이다.신종플루(2009년) 이전에는 독감 치료를 위하여 바이러스의M2 단백질 이온 채널 차단하는아만타딘(amantadine)과 유사물질인리만타딘(rimantadine)이 처방되었으나, 신종 인플루엔자의 M2 억제제에대한 내성으로 인하여 이에 대한 조기 대응이 어려워 전 세계적인 확산을 초래하였다.

한약재∙천연물 기반의 항인플루엔자 제제 개발 연구

그렇다면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앞서 언급한 “추우면 감기(독감)에 잘 걸린다”는 말은 과학적으로 맞는 말일까?그리고 감기에 걸렸을 때 한약을 먹으면 과연 도움이 될까?감기와 독감을 구분할 필요는 있지만,연구에 따르면 체온이 1°C 감소하면 면역력이 30~40%가 감소하며, 그로 인해 외부 인자의 침입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다2 . 또한 최근 들어 저온(33°C)에 노출된 쥐의 기관지 상피세포 표면에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ᆞ증식에 관여하는 sialic acid의 함량이증가된 것이 확인되어 추위가 독감 발병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을 뒷받침하였다3. 한약(재)을 이용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 억제에 관한 연구도이러한 면역력 증진과 바이러스 증식 억제의 두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2009년 발생한 신종플루는 기존 항인플루엔자 제제에 대한 내성으로 인해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하였으나 새로운 타겟의 항인플루엔자 제제인 타미플루(oseltamivir)가 개발됨으로써 치료가 가능하게 되었으며, 현재까지도 독감 치료제로서 사용되고 있다. 타미플루는 바이러스 외피 단백질인 neuraminidase의 활성을 억제함으로써 자가조립된 바이러스가 세포 밖으로 배출되는 것을 억제함으로써 추가 증식을 억제하는 메커니즘을 가진 항바이러스 제제로, 중국 향신료인 팔각(star anise) 추출물로부터 얻은 시킴산(shikimic acid)을 원료로 하여 다단계 화학 공정을 거쳐 제조된다. 이렇듯 다양한 화합물의 종합체인 한약재(천연물 포함)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감염 메커니즘에 근거한 항인플루엔자 제제 개발에 있어서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으며, 더불어 인체 면역시스템을 동시에 활성화 시킴으로써 바이러스 감염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도와준다. 콩과 식물의 씨앗인 보골지(Psoraleae Semen)는 타미플루처럼 인플루엔자 A/H1N1과 A/H3N2의 neuraminidase활성을 억제하는 효능을 보였으며, A/H3N2의 hemagglutinin에 대한 억제제로서도 작용함을 보였다. 또한 보골지는 쥐 대식세포(in vitro)의 면역반응(type I IFN-mediated signaling)을 활성화시킴으로써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제거하였다4. 또한 멀구슬나무과실인 천련자(MeliaFructus)는 hemagglutinin과 neuraminidase를 억제함으로써 인플루엔자의 세포 내 침투를 억제할 뿐만 아니라 침투된 바이러스의 viral RNA polymerase의 활성을 저하시킴으로써 바이러스의 복제 경로 방해하였다5. 두릅나무과 삼칠(Panaxnotoginseng)의 뿌리인 삼칠근을 전처리 한 쥐의 대식세포(in vitro)에서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감염시켰을 때 TNAα, IL-6, IFN-β 등의 방출 및 type-I IFN-관련 단백질들의 인산화가 증가되었으며, 삼칠근으로 전처리하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H1N1에 노출시킨 쥐(in vivo)의 경우 NK세포의 활성이 증가되고 몸무게의 회복이 뚜렷하게 관찰되었다6.
그러나 신종플루에 대응할 수 있는 oseltamivir(타미플루)와 zanamivir(리렌자) 같은 neuraminidase 억제제의 개발에도 불구하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도전은 현재도 계속 일어나고 있다. 특히 H274Y, E119G/D/A 등의 neuraminidase 돌연변이는 타미플루와 리렌자 등에 대한 내성을 야기하였으며, 이는 새로운 항인플루엔자 제제의 개발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7, 8.

Neuraminidase 억제제의 메커니즘 및 내성 <Neuraminidase 억제제의 메커니즘 및 내성9>

이를 위하여 탱자나무의 씨앗인 지핵(Ponciri Semen)을 비롯하여 감초속(Glycyrrhizainflate), 머루(Vitisamurensis), 말똥진흙버섯(Phellinus igniarius) 및 그 함유성분 등이 oseltamivir내성 바이러스의 감염을 효과적으로 억제한다는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으며, 이렇게 축적된 연구들을 기반으로 하여 다양한 감염경로를 차단하는 신규 항인플루엔자 제제를 개발함으로써 신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해본다10, 11, 12, 13.

맺음말

한약은 질병 이전에 사기(邪氣)가 침입하지 못하도록 신체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독감 유행철 전에선천면역을 높임으로써 1차적으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감염을 예방할 수 있으며, 특정 한약재들의 성분들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감염 경로를 직접차단함으로써선천 면역반응 함께 시너지를 일으켜인체가 바이러스 침투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기존 항인플루엔자 제제와의 병용투여를 통하여 기존 제제의 복용량을 줄여주거나 시너지 혹은 독성 완화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으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외의 다양한 항바이러스제제 개발에 있어서도 한약(재)및 천연물 기반의 연구가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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