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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December Vol.37 No.4ISSN 1598-8384

자유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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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기술과 화학 기술의 연계 연구 동향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청정에너지연구센터
공경택 선임연구원

바이오매스나 플라스틱은 다양한 가치 있는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풍부한 원료로서 가능성이 있으나, 물질의 다양성과 복잡성에 따라 이용에 한계점이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화학 촉매 공정은 반응 속도가 빠른 장점이 있지만, 생산물의 선택성이 낮고, 반대로 바이오 전환 공정은 반응 속도가 느리지만, 생산 물질의 높은 선택성을 제공한다. 특히, 바이오매스나 플라스틱 등의 다양한 고분자 물질을 전환하는 과정에서는 화학 기술이나 바이오 기술을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보다는 두 가지 기술을 동시에 적용하여 서로를 보완할 수 있는 연구가 꾸준히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생물학적 전환 공정은 생물체 내부의 대사 경로를 통하여 다양한 생산 물질을 만들어 낼 수 있기도 하지만 반대로 다양한 기질을 사용하여 생산물을 단순화시킬 수도 있다. 이러한 공정을 바이오퍼넬링(biofunneling)이라고 하며, 이를 이용하여 생산물을 특정화 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바이오퍼넬닝의 한 예로, 방향족 분해 미생물은 다양한 효소들을 이용하여 화학적으로 분해된 방향족 물질을 카테콜과 프로카테츄산과 같은 중심 중간체(central intermediates)로 생산물을 집중시키는 대사 경로를 이용한다. 이에 따라 중심 대사 산물(central metabolite)인 아세틸-CoA로 대사된 기질은 이후 유용 물질(예, 폴리하이드록시알카노에이트(Polyhydroxyalkanoate, PHA))로 생산이 가능하다. 이를 바이오매스(리그노셀룰로오스)의 활용 관점에서 바라보면, 기존 셀룰로오스나 헤미셀룰로오스의 당 성분만을 이용하는 한계를 넘어 페닐프로파노이드 단량체로 구성된 불균일 고분자인 리그닌을 효율적으로 이용 및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림 1] 바이오매스 유래 리그닌으로부터 유용 물질 생산을 위한 바이오퍼넬링(Linger et al. 2014)

바이오매스뿐만 아니라 플라스틱을 이용하여 바이오와 화학 기술이 연계된 연구도 진행되었다. 2022년 사이언스지에 혼합 플라스틱 폐기물을 화학적 산화 과정과 생물학적 전환 과정을 통하여 단일 화학 제품으로 전환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공정에 관한 연구가 발표되었다. 화학적 촉매에 의해 산화된 고분자는 산소화가 진행된 중간체 혼합물로 분해되어 기본적으로 미생물이 이용하기 용이한 형태가 된다. 이와 더불어 미생물 대사 경로를 개량하여 원하는 맞춤형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연구로 다양한 플라스틱 폐기물을 유용 화학 제품으로 선택적 전환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하였다.



[그림 2] 혼합 플라스틱 폐기물의 업사이클링을 위한 화학적 산화와 생물학적 전환의 연계 개념(Sullivan et al. 2022)

한편 플라스틱의 화학적 산화 과정은 기존 플라스틱에 산소를 삽입함으로써 중간 생성물의 다양성이 극도로 높아지는 경향이 있어 생물학적 전환 과정에 있어 한계점이 분명하게 존재한다. 이와는 다르게 산소를 이용하지 않는 수소화 분해 반응을 이용하면 바이오-화학의 연계 전환 수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 탄소와 수소만으로 이루어진 폴리에틸렌은 다른 플라스틱에 비해서 생분해가 매우 어려워 화학적 전처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화학적 전처리 과정에서 산소를 사용하지 않으면 다양한 길이의 알케인이 생성되는데, 생성된 알케인을 이용하여 바이오계면활성제를 높은 수율로 생산하는 연구도 최근 보고되었다.



[그림 3] 화학 및 생물학적 공정을 통한 폴리에틸렌 폐기물의 바이오계면활성제 전환(Buhori et al. 2024)

이외에도, PET를 화학적으로 테레프탈산(Terephthalic acid)과 에틸렌글리콜(ethylene glycol)로 해중합해 생물학적으로 폴리하이드록시알카노에이트 뿐만 아니라 라이코펜, 바닐린, 뮤콘산 등 다양한 고부가 화합물을 생산한 연구들이 다수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바이오-화학의 성공적인 융합 공정을 위해서는 생물학적으로 연계 공정에 적합한 다양한 비모델 미생물의 발굴 및 다중 오믹스 기술을 이용한 깊이 있는 이해가 진행되어야 한다. 최근 합성생물학의 발전으로 인하여 개념 증명 단계에 있었던 바이오와 화학의 연계 기술을 통한 업사이클링 기술이 실현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추후 각 기술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연구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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