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 (KAERI)
정종현 박사
E-mail : Jungjh83@kaeri.re.kr
지구상에는 다양한 종류의 미생물이 존재하고 현재까지도 많은 수의 미생물들이 지속적으로 발견되고 있다. 이러한 미생물들은 매우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화산지역에서 발견된 미생물의 특성을 상상해 본다면 우리는 높은 온도에서 생장하는 미생물을 생각할 수 있다. 실제로 현재까지 90oC 이상의 온도에서 번성하는 다양한 미생물들이 발견되고 있다. 필자가 실제 이러한 초고온성 미생물을 연구로서 접하였던 것은 2011년 미국 University of Massachusetts에서 연구를 진행하였을 때였다. 무인 탐사정을 이용하여 태평양 심해 열분출구을 탐색하고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으로 샘플을 채취하는 과정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이때 확보한 다양한 초고온성 미생물은 일반 미생물에서 관찰되지 않은 특이적 효소 활성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그림 1] 초고온성 미생물 유전체 Map
그 당시에는 지금만큼 Genome sequencing 기술이 보편화되지 않아 초고온성 미생물의 유전체 완성과 분석까지 1년 이상 노력 끝에 2개 균주의 유전체를 완성할 수 있었다. 이 때부터 필자의 극한환경에 적응하는 미생물 기전과 효소특성 연구의 시작이었던 것 같다.
본 기고에서는 실제 초고온성 미생물로부터 얻어지는 다양한 효소들의 발견 및 중요성과 더불어 향후 산업적 활용 전망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극한 효소의 필요성
효소(Enzyme)는 높은 촉매력과 기질 특이성을 가진 생촉매를 의미한다. 1960년대부터 산업용 효소의 발견과 개발을 통해 현재까지 식품가공, 펄프 산업, 세제, 의약품 제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Haron et al. 2018). 현재 생체촉매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6억 760만 달러 수준이며 2030년까지 연평균 6.3% 성장하여 2030년에는 9억 2천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용도별로는 바이오 의약 분야, 식음료 분야가 각각 26%, 23%를 차지하고 있으며 농업 및 사료 분야와 바이오 에너지 분야도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화학반응 대비 구조 특이성(Regio-specificity), 입체 특이성 (Stero-specificity), 광학 특이성(Enantio-specificity)을 정교하게 조절 가능하기 때문에 의약품 및 정밀화학 반응공정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촉매가 사용되는 대부분의 산업 공정은 극한 환경 (산성, 고열 등)이기 때문에 생촉매의 사용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고온 조건의 경우 촉매 반응 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질 용해도 증가, 점도 감소 등 다양한 이점이 있기 때문에 중요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온도는 생명체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생물체로부터 유래되는 효소의 경우 대부분 중온성 (<50oC)에서 활성을 가지고 있어 산업공정 사용에 제약이 많았다. 때문에 많은 연구자들은 돌연변이를 통해 기존의 효소의 내열성을 개량하는 접근법을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직접 초고온성 미생물로부터 효소를 확보하는 방법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초고온성 미생물 유래 내열성 효소의 발견
1960년대 미국의 옐로스톤 자연공원에서 호열성 균(Thermus sp.)의 발견을 시작으로 1970년대와 80년도까지 심해 열분출구(Hydrothermal vent) 및 화산 지역에서 높은 온도에서 서식하는 미생물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Frock and Kelly 2012). 특히 80oC 이상에서 최적 생장 온도를 가지는 초고온성 미생물(Hyperthermophile)의 발견은 미생물 및 효소 응용 분야에서 새로운 연구방향을 제시하였다. 대표적인 예로 옐로스톤 공원에서 분리된 호열성 균인 Thermus 균주에서 유래한 DNA polymerase (Taq)는 현재 PCR 기법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효소로 사용되고 있다.
최초로 분리된 초고온성 미생물은 97°C에서 생장하는 메탄생성균인 Methano thermus fervidus 였으며(Stetter 2006), 이 후 더 많은 초고온성 균주 분리를 통해 최대 122°C의 고압멸균 온도까지 생존가능한 Methanopyrus kandleri가 발견된 바 있다. 일반 박테리아 속에서는 Aquifex, Thermotoga 및 Hydrogenobacter 등이 초고온에서 생장이 가능한 균주로 잘 알려져 있으며 고세균(Archaea)에서는 대표적인 균주로서 Methanococcus, Methanothermus, Archaeoglobus, Pyrococcus, Pyrodictium, Pyrolobus, Sulfolobus, Themococcus 및 Thermoproteus가 보고된바 있다. 이 중에서 현재 Pyrococcus furiosus (최적온도: 98–100°C), Thermococcus kodakarensis (최적온도, 85°C), Sulfolobus solfataricus (최적온도 80°C), Thermotoga maritima (최적온도, 80°C) 균주가 표준모델로서 연구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Frock and Kelly 2012).
초고온에서 생장하는 미생물들은 높은 온도에서 세포대사를 하기 위하여 열안정성이 높은 단백질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Pyrococcus sp. ST04에서 유래된 Kojibiose phosphorylase의 경우 95oC에서 효소활성의 반감기가 71시간에 달하며 (Jung et al. 2014). Pyrococcus furiosus 유래 루브레독신 단백질의 경우 melting 온도가 200°C로 알려진 바 있다(Hiller et al. 1997). 때문에 초고온성 미생물은 Thermozyme이라 불리우는 내열성 효소의 좋은 공급원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Pyrococcus furiosus, P. woesei 그리고 Thermococcus hydrothermalis 등에서 분리된 α-amylase의 최적 온도는 약 100°C로 알려져 있다. 또한 바이오 매스 분해에 주로 사용되는 endoglucanase나 xylanase, 세정제로 사용되는 Protease와 Laccase 등이 초고온성 미생물에서 많이 발견되고 있는 내열성 효소들이다(표 1).
[표 1] 대표적인 초고온성 미생물 유래 효소
Strains | Enzymes | 최적온도 | Reference |
Methanococcus jannaschii | Amylase | 120 | Kim et al. (2001) |
Thermotoga thermarum | Xylanase | 95 | Shi et al. (2013) |
Sulfolobus solfataricus | Xylanase | 90 | Cannio et al. (2004) |
Thermococcus chitonophagus | Chitinase | 70 | Andronopoulou and Vorgias (2003) |
Thermococcus kodakarensis | Pullulanase | 95 | Ahmad et al. (2014) |
Thermococcus cleftensis | Cyclodextrinase | 85 | Lee et al. (2013) |
Pyrococcus sp. ST04 | 4-α-glucanotransferase | 85 | Jung et al.(2022) |
Pyrococcus sp. ST04 | Kojibiose phosphorylase | 90 | Jung et al.(2014) |
Pyrococcus sp. ST04 | Maltose-forming amylase | 90 | Jung et al.(2014) |
Pyrobaculum arsenaticum | α-glucosidase | 90 | Jung et al.(2014) |
Thermotoga neapolitana | Endocellulases | 106 | Bok et al. (1998) |
내열성 효소의 산업적 이용
Thermozyme이라 불리우는 내열성 효소들은 고온 조건을 요구하는 생물산업공정에서 많이 이용되고 있다(표 2). 특히 전분 액화 공정의 경우 점도 등의 문제로 높은 온도의 유지가 필요한 데 이를 위해 경우 88~91°C의 온도에서 최적으로 작용하는 초고온성 α-amylase인 Fuelzyme®등이 판매되고 있다. 또한 제빵산업에서는 80°C의 최적온도를 가지고 있는 Novamyl®을 대표적인 효소 회사인 Novozymes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양조 응용 분야에서는 AlphaStar PLUS 효소가 상업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외에도 고온성 Cellulase 및 Xylanase 또한 종이 및 펄프 응용분야에서 상업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Cellulose 및 hemicellulose를 분해하는 FibreZyme® G5000, FibreZyme® LBL CONC, FibreZyme™ LDI 및 FibreZyme™ G4 등이 Dyadic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Xylanase의 경우 대표적으로는 Dyadic 사의 AlphaStar CONC가 있으며 Verenium Company에서 판매하는 Luminase® PB-200 은 90도에서 사용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Megazyme에서는 Thermotoga maritime에서 최대 90°C까지 열 안정성을 가지는 xylanase인 Xyn 10A를 생산하여 판매하고 있다. 이밖에도 표백 등 분야에서 사용되는 라카아제 또한 대표적으로 생산되는 내열성 효소이다.
[표 2] 대표적인 산업적 활용 내열성 효소 (Ebaid et al. 2019)
Enzyme | Commercial product | Company | 최적온도 | Application |
Amylase |
AlphaStar PLUS | Dyadic | 90 | Starch hydrolysis to form syrups. |
Termamyl® | Novozymes | 105~110 | Modification of starch of coated paper. | |
Novamyl® | Novozymes | 80 | Industrial baking processes | |
Xylanase |
AlphaStar CONC | Dyadic | 90 | Hydrolysis of hemicellulose and cellulose |
Xyn 10A | Megazyme | 90 | Research and diagnostic analysis. | |
Cellulase | FibreZyme® G5000 | Novozymes | 75 | Modify cellulose and hemicellulose components of pulps |
Lipase | Lipozyme® TL IM | Novozymes | 85 | Obtaining of stronger dough in bakery |
Laccase | Laccase C | ASA Spezialenzyme |
80 | Research and bio-bleaching, |
현재 대부분의 상업적으로 생산되는 내열성 효소들 중 초고온성 미생물의 비중은 많지 않다. 이는 대규모 산업적 생산에 있어서 초고온성 미생물 유래 내열성 효소들의 낮은 생산 수율과 활성으로 인한 생산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초고온성 효소의 재조합 생산을 위한 시스템 개발 및 활성 개량을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초고온성 미생물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특성 또한 앞으로 우리가 관심있게 주목해야할 주제 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Thermococcus 균주는 이미 고온에서의 열역학적 반응을 이용하여 바이오수소 생산에 이용되고 있으며(Kim et al. 2010) 초고온성 박테리아 인 Caldicellulosiruptor bescii의 경우 바이오 수소 생산시 폐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특성을 보인바 있다(Thi et al. 2016).
이제는 극한 환경에 서식하는 미생물은 더 이상 상상 속의 미생물은 아니다. 산업적으로 활용이 가능한 무궁무진한 유전자원을 가진 보고로서 앞으로의 연구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1. Haron R, Mat R, Tuan Abdullah TA, & Rahman RA (2018) Overview on utilization of biodiesel by-product for biohydrogen production. Journal of Cleaner Production 172:314-324
2. Frock AD & Kelly RM (2012) Extreme Thermophiles: Moving beyond single-enzyme biocatalysis. Curr Opin Chem Eng 1(4):363-372
3. Stetter KO (2006) History of discovery of the first hyperthermophiles. Extremophiles 10(5):357-362
4. Jung JH, Seo DH, Holden JF, & Park CS (2014) Identification and characterization of an archaeal kojibiose catabolic pathway in the hyperthermophilic Pyrococcus sp. strain ST04. J Bacteriol 196(5):1122-1131
5. Hiller R, Zhou ZH, Adams MW, & Englander SW (1997) Stability and dynamics in a hyperthermophilic protein with melting temperature close to 200 degrees C. Proc Natl Acad Sci U S A 94(21):11329-11332
6. Kim JW, Flowers LO, Whiteley M, & Peeples TL (2001) Biochemical confirmation and characterization of the family-57-like α-amylase of Methanococcus jannaschii. Folia Microbiologica 46(6):467-473
7. Shi H, et al. (2013) A novel highly thermostable xylanase stimulated by Ca2+ from Thermotoga thermarum: cloning, expression and characterization. Biotechnol Biofuels 6(1):26
8. Cannio R, Di Prizito N, Rossi M, & Morana A (2004) A xylan-degrading strain of Sulfolobus solfataricus: isolation and characterization of the xylanase activity. Extremophiles 8(2):117-124
9. Andronopoulou E & Vorgias CE (2003) Purification and characterization of a new hyperthermostable, allosamidin-insensitive and denaturation-resistant chitinase from the hyperthermophilic archaeon Thermococcus chitonophagus. Extremophiles 7(1):43-53
10. Ahmad N, Rashid N, Haider MS, Akram M, & Akhtar M (2014) Novel maltotriose-hydrolyzing thermoacidophilic type III pullulan hydrolase from Thermococcus kodakarensis. Appl Environ Microbiol 80(3):1108-1115
11. Lee JE, et al. (2013) Molecular cloning and enzymatic characterization of cyclomaltodextrinase from hyperthermophilic archaeon Thermococcus sp. CL1. J Microbiol Biotechnol 23(8):1060-1069
12. Jung JH, et al. (2022) Acceptor dependent catalytic properties of GH57 4-alpha-glucanotransferase from Pyrococcus sp. ST04. (Tran Front Microbiol 13:1016675
13. Jung JH, Seo DH, Holden JF, & Park CS (2014) Maltose-forming alpha-amylase from the hyperthermophilic archaeon Pyrococcus sp. ST04. Appl Microbiol Biotechnol 98(5):2121-2131
14. Jung JH, et al. (2016) Broad substrate specificity of a hyperthermophilic alpha-glucosidase from Pyrobaculum arsenaticum. Food Sci Biotechnol 25(6):1665-1669
15. Bok JD, Yernool DA, & Eveleigh DE (1998) Purification, characterization, and molecular analysis of thermostable cellulases CelA and CelB from Thermotoga neapolitana. Appl Environ Microbiol 64(12):4774-4781
16. Ebaid R, Wang H, Sha C, Abomohra AE-F, & Shao W (2019) Recent trends in hyperthermophilic enzymes production and future perspectives for biofuel industry: A critical review. Journal of Cleaner Production 238:117925
17. Kim YJ, et al. (2010) Formate-driven growth coupled with H(2) production. Nature 467(7313):352-355
18. Thi NBD, Lin C-Y, & Kumar G (2016) Waste-to-wealth for valorization of food waste to hydrogen and methane towards creating a sustainable ideal source of bioenergy. Journal of Cleaner Production 122:29-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