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제29대 회장 이형주
한국미생물생명공학회 제17대 회장을 1997년도에 역임하신 동암 이계호 교수님께서 2023년 6월 7일, 향년 90세로 별세하셨다. 이 교수님은 1933년 9월 4일 충청남도 예산에서 출생하여 1956년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농화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1969년 박사학위를 취득하신 바 있다.
교수님께서는 대학 졸업 후 1956년에서 1961년까지 국방부과학연구소 식품과 미생물연구실, 1961년부터 1966년까지는 육군기술연구소 식품연구과 미생물연구실장으로 근무하시면서 식품미생물 분야 전문가로서의 활동을 시작하셨다. 그 후 1966년에 서울대학교 농화학과에 전임강사로 부임하시어 1999년까지 농화학과와 그에서 분과된 식품공학과에서 조교수, 부교수, 교수로서 33년간 근무하셨다. 교수로 재임 중에 주로 식품미생물학과 발효공학 분야에서 강의와 많은 연구를 수행하셨는데 국내외에서 발표한 논문은 145편에 이른다. 또한 식품미생물학(수학사), 식품저장및가공(서울대학교 출판부) 등 14권의 저서를 발간한 바 있으며 ‘다단트레이를 포함하는 균배양장치’ 등 3종의 국내특허와 1종의 국외특허를 등록하신 바 있다.
교수님께서는 전문지식을 활용한 사회봉사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셨는데 상공부 특허심의위원, 보건사회부 식품위생심의위원, 문교부 교과과정심의위원, 농촌진흥청 자문위원, 농협중앙회 자문위원, 공업진흥청 식품공업표준화심의위원으로 수십 년 간 활동하시면서 해당 분야 중요 정책 수립에 크게 이바지하셨다.
전공분야 관련 학회에서도 교수님께서는 많은 활동을 하셨으며, 어려움이 많았던 1960-1970년대의 초창기 여러 학회의 기틀 마련에 크게 기여하신 바 있다. 그 일환으로 1991-92년에는 한국농화학회장, 1995년에는 한국식품과학회장을 거쳐 1997년에는 우리 학회의 전신인 한국산업미생물학회의 회장을 역임하셨다. 특히 우리 학회장으로 계시던 1997년에는 당시 학회 임원 및 간사진 등을 막바지 독려함으로써 영문학술지 “Journal of Microbiology and Biotechnology”가 우리나라에서 5번째로 SCI에 등재 확정되는 쾌거를 이룩하셨고, 이에 학회의 모든 회원과 임직원들이 환호작약하며 큰 기념행사를 가졌던 일이 기억에 생생하다. 이 업적으로 교수님께서는 이듬해인 1998년도에 학회 ‘공로상’을 수상하신 바 있다.
2000년대에 들어오면 국내에서 미생물생명공학 분야의 연구결과가 실증적인 연구와 바이오벤쳐 산업 분야에서 크게 부각되기 시작했는데, 교수님께서도 한국키틴ㆍ키토산학회 고문 등으로 활동 하시면서 ㈜ 동암 Bios, ㈜ KOKO Enterprise Co. 등 의 회장을 역임하셨고, 후일 여러 후학들의 코스닥 상장 등을 이끄는 선도적인 역할도 보여 주셨다.
교수님께서는 교육, 연구, 사회봉사 모든 분야에서 많은 업적을 이루셨고, 그에 따라 많은 수상도 하셨다. 1970년에는 서울대학교 제1회 교수연구논문상을 수상하였으며, 학국농화학회에서 학술상을, 한국식품과학회와 한국산업미생물학회에서 공로상을 수상하셨고, 또한 대한민국 국민포장을 수상하셨다.
선생님께서 보여 주신 교수로서의 다양한 업적은 그 것 만으로도 충분히 존경받을 만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선생님을 접했던 많은 후학들이 공통적으로 덧붙이는 것은 ‘스승’다운 너그러움과 격려에 대한 고마움인 것 같다. 젊은 후배들에 대해 질책보다는 칭찬을, 걱정 보다는 꿈을 향한 열정을 언급하곤 하셨던 인품이 많은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된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한 격려를 받은 많은 후학들이 이제 학계, 연구기관, 산업계, 정부기관 등에서 각자 제 몫들을 하며 활약하는 모습을 선생님도 보람으로 바라보시리라 믿는다.
선생님은 이제 우리 차원에는 안 계시지만, 남겨 주신 업적과 남은 사람들에 대한 사랑의 기억은 오래 지속되리라 믿는다. 항상 감사합니다.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제29대 회장 이형주 삼가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