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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June Vol.34 No.2 ISSN 1598-8384

자유기고

표지
장내미생물과 피부질환

한국한의학연구원 임상의학부
정지연 책임연구원 E-mail : jjy0918@kiom.re.kr



서론

한의학에서는 피부질환을 치료할 때 있어서 ‘환자의 속이 얼마나 편안 한가?’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만약 스트레스, 잘못된 식습관 등으로 인하여 소화 장기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소화 기관에 노폐물이 쌓이게 되고, 이것이 피부에 독(毒)이 되어 병을 유발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매우 그럴싸하지만 과학적이지 않아 보였던 이 이야기는 최근 장내미생물과 피부 질환의 관계가 하나씩 밝혀지면서 꽤 쓸만한 우리 조상들의 지혜로 주목을 받고 있다.


서양에서 처음으로 장-피부 축(gut-skin axis)에 대해서 주장한 것은 1930년 John H. Stokes과 Donald M. Pillsbury에 의해서였다. 그들은 우울, 분노와 같은 감정상태가 장내미생물을 변화시키고, 이는 장 투과성을 증가시키게 되어 전신 염증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주장하며, Lactobacillus acidophilus로 피부 질환을 치료하는 것을 옹호했었다 (Strokes JH and Pillsbury DM., 1930).


이후 최근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메타지놈 시퀀싱 기술 덕분에 우리는 우리의 장(腸) 속에 사람 세포보다 10배 많고, 150배 많은 유전 물질을 가지고 있는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 원생 동물들이 우리와 공생하며 살고 있으며, 이들이 우리의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Ipci et al., 2017). 이에 이제 이들을 단순히 장에 살고 있는 미생물 ‘따위’로 여기지 않고, 우리의 건강을 조정 할 수도 있는 두번째 유전자(second genome)라고 까지 부르게 된 것이다.


특히 장내미생물이 여드름, 건선, 아토피 등의 다양한 피부 질환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하나씩 밝혀 지면서 이들을 조절하여 피부 건강에 이용하고자 하는 연구들이 늘어나고 있어, 본 글에서는 장내미생물이 어떻게 피부질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하여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본론

장(腸)은 음식물 섭취를 통한 수많은 외부 항원이 유입되는 경로이다. 이 때문에장 점막 조직에는 이에 대한 신속한 방어 체계를 가지고 있고, 이 과정에서 장내미생물들은 숙주가 소화하지 못하는 음식물을 발효 소화 시켜 숙주에게 영양소와 에너지를 제공하기도 하고, 직접적으로 외부 병원체와 경쟁적으로 장내상피세포에 결합하여 우리 몸을 보호해 주거나, 간접적으로 대사산물 등을 통해 신경 또는 면역 체계를 활성화 시킴으로 우리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Kosiewicz et al., 2014).


마찬가지로, 피부에서도 또한 면역체계, 대사산물, 신경전달 물질 조절을 통해서 우리 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면역체계 조절

경구 투여된 프로바이오틱스 실험을 통해서 미생물 자체가 위장 점막 및 장 림프 조직과 상호작용 하여 T cell 분화, 사이토카인 분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각각의 미생물이 다른 면역 반응을 유발시키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피부질환에서는 대표적인 면역 질환인 아토피 피부염에 Lactobacillus rhamnosus Lcr35 투여를 했을 때, CD4+CD25+Foxp3+ regulatory T cells을 활성화 시키고 IL-4와 TSLP는 감소 시켰다는 것이 보고 되었으며 (Kim et al., 2012), 이 외에도 Lactobacillus plantarum CJLP55, CJLP133, CJLP136 투여가 IL-10 생성 증가와 Th1/Th2 균형을 조정하였으며 (Won et al., 2011), 임상연구에서도 Lactobacillus paracasei 투여가 항염 작용을 하는 IL-10 및 TGF-β이 매개로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피부 민감도 등을 개선 시켰다는 연구들이 보고 되어 있다 (Gueniche et al.,2014).


또 다른 피부질환인 건선에서도 프로바이오틱스 투여에 따른 면역인자들의 변화가 보고 되고 있다. 아직은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Lactobacillus pentosus GMNL-77 투여는 TNF-a, IL-6를 억제 시켰고, IL-23/IL-17 싸이토카인 축을 조절하며 건선의 증상을 완화시켰다는 보고가 있으며 (Chen et al., 2017), 이 외에도 피부 질환 면역 개선에 있어서 미생물을 이용한 움직이기 많이 이루어 지고 있다.



대사산물

장(腸) 이 불편하면 피부가 푸석하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이러한 원인의 매개가 장내미생물의 대사산물들이 될 수 있는데, 예를 들면 Clostridium difficile가 생성 유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리 페놀과 p-cresol은 혈액 순환을 통해 피부에 축척 되면 표피 분화와 피부 장벽을 손상 시킬 수 있으며 (O'Neill et al., 2016), 피부수분손실과 피부 각질 손상을 유발 시킬 수 있다. (Dawson et al., 2011; Miyazaki et al., 2014).


또 다른 대표적인 피부 건강의 매개가 되는 장내미생물의 대사 산물은 바로 short chain fatty acids (SCFA)이다. 이 탄소 1-4개를 가진 지방산들은 숙주에 의해서 소화되지 않은 섬유질을 장내미생물이 발효 분해 시키면서 생산되는 물질로, 최근 국내 연구진이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서 SCFA 생산과 연관이 있는 장내미생물이 감소 되었다는 것을 발표 하여 주목을 받았으며 (Song et al., 2016), 특히 항염 작용이 강한 butyrate 감소는 장벽 투과성을 증가시켜 소화가 덜된 음식, 미생물, 독소 등이 전신을 순환하여 돌다가 피부에 도착하여 Th2 면역 반응을 활성화 시킬 것이라고 제시하며 피부질환에서의 새로운 장내미생물의 역할이 제안되었다. 이 외에도 12,13-dihydroxy-9Zoctadecenoic acid (12,13-DiHome), linoleic acid, 10-hydroxy-cis-12-octadecenoic acid 등이 장내미생물 대사산물이 프로바이오틱스 투여에 따라서 변화하고 아토피 피부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보고가 되고 있다 (Matsumoto et al, 2014; Fujimura et al, 2016; Checa et al, 2015)..


아토피와 같은 면역질환 이외에 여드름의 경우는 특히 식이에 영향을 많이 받는 피부 질환으로, 장내미생물의 영향이 클 수 밖에 없다. 고탄수화물, 고지방식과 같은 전형적인 서양식이를 하는 경우 insulin/insulin-like growth factor (IGF-1)가 증가하여 mTORC pathway를 활성화 시키고 이는 각질 세포의 증식, 피지선의 과증식, 지질 생산 증가로 여드름을 악화시킨다(Agamia et al., 2016). 초기에 수행됐던 많은 수의 장내미생물 연구가 당, 지질 대사 조절에 관해서 였던걸 이걸 기억해 본다면, 여드름 환자의 장내미생물 조절을 통한 대사 조절은 여드름에 유익한 결과를 도달 시킬 수 있을 거라고 충분히 예상되며, 실제 연구 결과에서도 여드름 환자의 장내미생물 조절 치료가 효과가 높다고 보고 되고 있다. (Noureldein and Eid, 2018;Fabbrocini et al., 2016).



신경전달물질의 생산

장내미생물은 여러가지 신경 전달 물질 생산에 영향을 미친다. 이는 우울증, 파킨슨 등과 같은 정신 신경 질환에 있어서 장내미생물의 역할이 밝혀지면서 더욱 명확해 졌는데, 1930년 Stroke에 의해서 여드름과 우울, 불안의 증상이 함께 일어나는 것을 관찰하고 gut-skin axis 가설을 발표 했던 것처럼 피부의 증상도 장내미생물의 영향을 받는 것이다. 예를 들면, 스트레스 상황에서 분비된 코티졸은 장 운동 속도를 변화시켜서 장내미생물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고 장 투과성을 변화 시킨다. 이러한 현상은 아토피 피부염, 여드름 등의 피부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며, 이외에도 tryptamine, trimethylamine, serotonin과 같은 신경내분비 물질 분비 변화는 피부 장벽과 피부 염증 상태에 영향을 미친다. (Jin et al, 2014; O'Neill et al., 2016 ).


또한 많은 피부 질환의 가장 불편한 점은 가려움증인데, 장내미생물에 의해서 생성된 Tryptophan이나 γ-aminobutyric acid는 피부의 가려움증 증상에 영향을 미치는 신경 전달 물질이므로 (Jin et al, 2014; Akiyama et al, 2011), 장내미생물의 조절이 피부 질환 증상 완화 2차 감염 확률 감소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맺음말

최근의 과학의 발전으로 피부질환과 장내미생물과의 관계가 하나씩 밝혀지며 만성 피부 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으로 장내미생물을 이용하려는 시도가 많이 이루어 지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 프리바이오틱스 및 천연물을 이용한 장내미생물의 조절을 통한 피부 질환 개선 연구가 이어지고 있으며, 한약 자체의 유효 성분과 프리바이오틱스로의 작용이 장내투과성과 면역반응에 유익한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보고가 있기도 하다 (Lee et al, 2021). 하지만 이러한 연구들의 많은 수가 아직은 임상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어, 더 폭 넓고 깊은 연구를 통해서 높은 부가가치의 피부 치료법으로 발전 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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