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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March Vol.34 No.1 ISSN 1598-8384

자유기고

표지
휴전 없는 코로나 전쟁터에서 빛나는 “한국의 발효식품”

역사, 문화, 그리고 가공기술
신동화 편저



2021년 봄은 코로나19 팬더믹이 1년간 지속되고 있는 때이고 전 세계가 극도로 위축된 휴전 없는 전쟁상황이다. 마땅한 치료약이나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매일 죽어가는 사망자의 숫자는 인터넷에 실시간으로 계속 증가되고 있다. 사람들은 코로나 죽음을 피하기 위하여 매일 마스크를 끼고 사회적 거리두기, 5인 이상의 모임금지, 커피숍, 식당, 학교, 학원, 복지관, 교회, 복지관, 스포츠센터, 사무실의 출입규제를 받으면서 움츠린 자세로 생활하고 있다. 다행히도 우리나라의 사망자가 미주지역과 유럽 여러 나라에 비하여 월등히 낮은 것에 대하여 외국의 언론들이 한국의 김치에 관심을 보이고 있고 우리 자신도 김치, 된장, 고추장, 마늘의 매력에 은근히 젖어 본다. 김치의 유산균연구가 활발해지면서 한국의 김치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 김치유산균 배양액이 코로나바이러스를 99.99% 사멸한다는 연구결과가 노벨사이언스 신년호에 실릴 정도로 김치의 효능이 주목받고 있다. 김치가 바로 코로나를 이기는 면역식품이다. 코로나에 걸려서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는 약물이나 백신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면역력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고 면역력은 개인, 인종, 지역에 따라서 다르다. 우리 한국 사람은 독특한 전통발효면역식품을 먹기 때문에 선천적으로 건강한 체질을 갖고 있어서 코로나, 감기에 강하다고 본다. 현재 정부의 코로나 관리는 과잉규제라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때에 맞추어 발효식품 전문가 7인이 “한국의 발효식품”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전통발효식품의 역사, 문화, 가공기술의 총괄적인 정보를 책으로 출간하였다는 것은 참으로 시의 적절하다. 그동안 약물중심의 현대의학이 이번 코로나19의 장벽에 가로 막혀 더 이상 힘을 못쓰고 있는 때에 약물로서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음식으로 고친다는 우리 전통의학의 개념으로 코로나의 처방전이라고도 볼 수 있는 귀한 책이다. 우리 국민 모두의 건강교양서적이다. 전국의 마을 도서관에 비치하고 학교, 교회, 국회, 노인대학, 복지관, 문화센터, 군부대 등의 집단교양교육에서도 널리 활용하도록 권하고 싶다. 특히 코로나상황이 극도로 악화되었던 2020년에 김치수출이 37% 증가되었다는 소식에서 우리의 전통발효식품에 대한 자랑스러움을 느끼게 된다. 김치의 재료는 열처리를 하지 않고 발효시킨 것이어서 건강 효능면에서 단연코 돋보이는 발효식품이다.



또 하나의 대표적인 우리의 전통발효식품으로 된장의 경우에 독특한 냄새는 우리의 면역계를 강화 시키는 생리활성물질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콩발효식품과는 다른 특징이 있다. 일본의 된장은 냄새가 없기 때문에 건강 효능의 측면에서 우리의 것에 따를 수 없다고 본다. 이외에 장류, 젖갈, 식초, 전통주의 각별한 맛과 특징은 우리의 입과 코, 소화기관에 새겨져 있지만 책을 읽지 않고서는 그 과학적 진가를 도저히 알 수 없는 귀한 내용들이다.



이 책을 펼치자 서문의 머리말에 “신비의 세계에 들어서며”라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표현이 매력적이다. 마치 미지의 세계로 탐험해 들어가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차근차근 읽어내려 가는데 지구에 첫 생명체가 나타난 것이 35억년 전의 시아노박테리아라는 대목에서는 고등학교 때 배운 지구과학의 기억으로 연결된다. 시아노박테리아가 햇빛을 이용한 광합성으로 푸른 녹색의 바다를 이루었던 영상이 눈 앞에 떠 오른다. 이것이 발효미생물의 시조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서 이 책이 지구과학의 중요한 생태계 역사와도 연결된다는 점에서 국민교육용으로 매우 유익하고 흥미롭다. 대학의 전공수업시간에는 발효의 깊은 학문적 내용에 집중하다 보니 지구생태계의 역사 속에서 자연발효의 맥락이 생약되기 쉽지만 이 책에서 발효의 역사적 뿌리는 인간이 개발한 고등한 기술이 아니라 알고 보니 자연계 미생물의 생존 본능이고 그것을 인간이 탐색하여 가꾸어 이용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지극히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발효는 자연 친화적인 생태계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서 하나님의 다양한 창조역사를 엿볼 수 있게도 한다.


이 책에서 발효식품이라는 것은 자연의 호흡과 진동을 담고 있는 과학적인 학술내용을 정리한 것이지만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인류역사를 탐구하는 경우에 가장 근본적인 것이 의식주이고 그 중에서도 “식”이 인체의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중심적인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그렇게 볼 때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은 인류의 긴 역사서 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을 펴는 순간부터 우리 민족의 장구한 역사, 문화, 삶을 통째로 느끼게 한다. 지구의 역사가 46억년이라는 것은 중등학교에서 배워서 알고 있지만 우리민족의 아득한 역사에 대한 공부는 아리송할 때가 많다. 하지만 이 책을 펼쳐 보면서 우리 조상들이 발효식품에 사용하였던 30만년 전의 토기그릇에 대한 이야기를 통하여 우리 조상들의 고대사와 식문화의 움직임을 눈앞에 감지하게 된다. 성경의 창세기는 6000년의 역사라고 해석하고 있는데 우리 조상들은 그것보다 훨씬 오래전에 토기를 만들어 발효에 사용하였다는 것이니 이스라엘 중심의 성경적 하나님 역사보다 우리 동방의 한민족 중심의 하나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이러한 각분야의 학문적 역사를 공부하는 과정에서 과학과 신학의 만남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천지에 충만한 하나님(렘23장24절)의 원리를 살려서 생각해 보면 성경의 역사적 기록이나 우리 조상들의 발효문화의 역사적 사실은 세계 각지의 민족을 중심으로 창조주 하나님의 역사가 특성 있게 진행되었다는 점을 알게 하는 훌륭한 교양서적이다. 교회, 신학교에서 교재로 활용할 가치가 매우 높은 빅 히스토리 교과서로 평가하고 싶다.



우리가 지금까지 습관적으로 먹어 오던 다양한 전통 발효식품으로 장류, 김치, 젖갈류, 식초, 전통주에 대한 역사적 배경, 과학적 제조과정에 따른 영양성분의 화학변화, 기능성물질의 건강 효능에 대한 최근의 연구지식정보를 총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교양서적이다. 이것을 통하여 우리 조상들로부터 물려 받은 엄청난 건강 보물에 깊은 감사의 마음이 새겨진다.


우리가 1950년대 6.25전쟁을 거치면서 배고픈 시절에는 우리 고유의 전통에 대한 값어치를 모르고 지내다가 이제 세계10위권의 경제대국에 이르고 국민의 평균수명이 78세, 키는 남자173, 여자161센티로 일본, 중국보다 더 높아진 마당에서는 우리의 전통적인 의식주가 자랑거리로 변모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잊어버렸던 고대역사의 복원, 한글의 국제화, 한류의 다양한 컨텐츠가 바람을 일으키면서 우리의 전통식품도 날개를 달고 휴전 없는 코로나와의 세계전쟁 무대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게 되는 것 같다. 이런 때에 맞추어 전통발효식품의 훌륭한 교과서가 등장한 것은 참으로 멋진 장면이라고 여겨진다. 최근에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당뇨, 비만, 치매, 암 등의 난치병 예방교육에도 매우 좋은 교과서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신간서적 추천의 글 2021.2.13
강국희. 성균관대 명예교수/한국시니어과학기술인협회 다학제연구회장



※ 본 원고는 자유기고 원고로 그 내용은 한국미생물·생명공학회 및 e-생물산업 학회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