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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March Vol.34 No.1 ISSN 1598-8384

자유기고

이은영 박사
복합감염에 따른 감염 대응 세포 신호전달 조절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이은영 박사 E-mail : krupi00@kribb.re.kr



유례없는 코로나19(COVID-19) 팬데믹(pandemic) 속에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의 경우 단순히 바이러스 자체만으로 환자의 사망을 유도하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즉, 바이러스 입장에서도 숙주가 죽으면 자신들의 유전자 정보도 사라지므로 숙주의 죽음이 적잖이 당황스러울 것이다. 그래서 오히려 에볼라(Ebola) 바이러스와 같은 너무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경우 숙주의 죽음과 함께 자신들도 소멸하기 때문에 전염력은 낮아지는 역설이 생겨난다. 현재 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는 인류에 분명 위협적이지만, ‘적당히 치명적’이기에 국경을 뛰어넘어 여기저기로 잘 옮겨 다닐 수 있다(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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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다양한 바이러스 감염병의 치사율과 전염력.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분홍색 하이라이트)와 다른 바이러스간의 치명률 비교 그래프(출처: New York Times).


코로나바이러스-2의 ‘적당한 독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건, 건강한 성인과 유아의 사망률이 낮다는 점이다. 반대로 이 사실은 환자의 나이와 기저질환의 유무가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사망에 굉장히 중요함을 시사한다(그림 2). 또한 일부 젊은 환자가 갑자기 죽는 사례를 통해서 바이러스의 1차 감염보다는 폐렴이나 과도한 면역반응, 즉 사이토카인 스톰(cytokine storm)과 같은 염증 심화가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1, 2. 그러므로 단순히 코로나바이러스의 변종과 N차 팬데믹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만약 코로나바이러스가 단독으로 오지 않고 여러 병원체들간의 ‘중복감염’을 일으킨다면 어떻게 될지, 당뇨병과 같은 대사질환이나 암환자의 경우 바이러스 감염시 어떤 기전으로 더 심각한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와 대비가 필요하다. 이 문제를 단순히 인간 면역 반응의 감수성 차이라고 치부해서는 안되고, 세포 신호전달과 같은 분자적인 관점에서의 심화 연구가 병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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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나이와 기저질환 유무에 따른 코로나바이러스의 치명률(case fatality rate) 분석(이미지 출처: Our World in Data, Statista).


세포내 신호전달 경로는 굉장히 복잡하게 얽혀있고, 순차적인 선형 신호전달(linear signal-transduction)만으로는 모든 생물학적 현상을 설명하기 힘들다. 특히 숙주가 국면하는 질병은 한가지가 아니라 복합적으로 올 때가 많으며, 이 때 세포내 단백질들의 신호전달 체계는 건강한 세포 수준과는 다르게 분석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당뇨병 환자의 경우 바이러스 감염이 되면 일반인보다 더 위험해진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데, 기존에는 주로 T세포의 분화 등과 같은 면역체계의 변화와 염증 심화에 초점을 두고 있고2, 3, 실제 인슐린 신호와 항바이러스 신호전달간의 교차 연구는 미흡한 편이다. 또한 노인들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심화도 노화에 따른 면역력 약화로만 치부되고 있는데, 실제로 말라리아와 같은 감염병의 경우 오히려 5살 이하 어린이에게서 사망률이 높다는 점(50% 이상) 등에서4, 나이와 감염질환의 연관성 또한 분자적 관점에서의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인간이 가장 노출되기 쉬운 대표적인 감염체는 박테리아와 같은 세균과 바이러스이다. 인간 세포는 자신과 다른 침입자들을 인식하기 위한 전략으로 Toll-like receptor (TLR)나 RIG-I like receptor (RLR) 등을 이용하여 병원체를 감지하고 하부 신호 전달계를 이용하여 전방에서 감염에 대응한다. 그 신호는 크게 (1) 감염체 용해, (2) 사이토카인/케모카인 분비, (3) 감염세포 사멸, (4) 조직 손상과 과도한 면역반응 대응한 항염증 유도 신호로 이어질 것이다5, 6. 기존 연구들은 대부분 하나의 병원체 감염에 대해 집중되었고, 복합감염에 대한 연구는 부족하다. 복합감염시 근원적인 질문은 “한정된 숙주의 자원을 활용하기 위해 둘은 경쟁을 할까? 아니면 공조할까?” 이다.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흥미롭게도 바이러스 감염시 분비되는 사이토카인인 인터페론 베타(IFN-beta)가 염증 억제 신호전달을 매개한다는 보고도 있다7. 실제로 RLR 신호단백질이 결핍된 마우스의 경우 염증성장질환이 더 심화되었다8. 그리고 몸 속에 함께 사는 장내 바이러스에 의한 TLR3/7 활성화가 대장 점막고유층의 수지상 세포의 인터페론 베타의 분비를 증가시킴으로써 염증성장질환을 완화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9. 반면에 바이러스와 세균의 복합 감염시 유도되는 RLR 신호의 활성이 TLR 신호에 의해 분비되는 IL-12의 발현을 억제하여 박테리아 감염에 의한 마우스 치사율을 높인다는 논문이 발표되었다10. 아직 질문의 답을 찾기에는 특정 바이러스와 세균의 복합감염에 따른 신호전달 교차 연구가 많이 부족한 편이다.


그림3
[그림 3] 인터페론 베타 매개 TLR 신호전달 조절 메커니즘7


또한, 기저질환 측면에서 감염과 대사질환과의 연계성 연구도 매우 중요하다. 과거로부터 인류는 살아남기 위해 ‘배고픔을 견디는 것’과 ‘외부로부터 침입한 감염체를 제거하는 것’에 크게 초점을 맞추어 진화해왔다11. 감염에 대응하기 위한 면역반응은 굉장히 에너지 소모적이고, 따라서 감염 신호가 왔을 때 세포는 대사의 항상성을 유지하며 면역 시스템을 잘 가동하기 위한 전략을 짜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초파리 모델에서 박테리아 감염시 장내 세포는 에너지를 내기 위한 지질(lipid) 합성을 억제하고 지방 분해를 촉진하여 에너지를 확보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12. 또한 콜레스테롤 합성이 낮아지면 항바이러스 사이토카인의 발현은 오히려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다13. 이처럼 신호전달 조절에 따른 감염 면역과 대사질환간의 상관관계 연구도 중요한 이슈이다.

인류는 감염병의 위협에 너무 안일 했고, 지금도 눈 앞에 있는 바이러스의 불을 끄는데 급급하다. 이제는 신변종바이러스 뿐 아니라 두 가지 이상의 바이러스 또는 세균이 동시에 유행하게 되면 어떻게 될지도 준비해야 한다. 또한 사람은 개별적인 다양성을 가지며, 인종, 유전, 식이, 환경 요인의 영향도 다르게 적용 받는 만큼 일괄적인 치료방법으로는 감염병을 제어하는데 한계가 있다. 그나마 우리에게 우호적인 공생세균이나 장내 바이러스를 이용하여 병원체 감염 신호 전달을 조절할 수 있는 전략이 나온다면 팬데믹의 위험을 한껏 낮출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참고문헌

  • 1. Ong, E.Z. et al. A Dynamic Immune Response Shapes COVID-19 Progression. Cell Host Microbe 27, 879-882 e872 (2020).
  • 2. Ur, A. & Verma, K. Cytokine Storm in COVID19: A Neural Hypothesis. ACS Chem Neurosci 11, 1868-1870 (2020).
  • 3. Drucker, D.J. Coronavirus Infections and Type 2 Diabetes-Shared Pathways with Therapeutic Implications. Endocr Rev 4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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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 York, A.G. et al. Limiting Cholesterol Biosynthetic Flux Spontaneously Engages Type I IFN Signaling. Cell 163, 1716-1729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