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B 한국미생물·생명공학회 e-생물산업 웹진은 다양하고 알찬 내용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2020 December Vol.33 No.4 ISSN 1598-8384

자유기고

주황수 박사
포도상구균의 Phenol-soluble modulin (PSM) 펩타이드

덕성여자대학교 바이오공학과
주황수 E-mail : hwangsoojoo27@duksung.ac.kr



서론

시작말

포도상구균(Staphylococcus)의 대표 주자라 할 수 있는 황색 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은 그 악명 높은 항생제 내성뿐만 아니라 독소만 해도 10여개 이상을 포함하는 다양한 독성인자(virulence factor)로도 유명하다. Phenol-soluble modulin (PSM)은 포도상구균속에서 특이적으로 발견되는 일련의 펩타이드로서 다른 독소들에 비해 비교적 최근 발견된 새로운 종류의 독소를 포함하며, 특히 지역사회 관련 메티실린 내성 황색 포도상구균 (community-associated methicill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 CA-MRSA)의 주요 독성인자로 밝혀지면서 많은 연구자들의 주목을 받으며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되고 있다.



본론

PSM의 역사 및 구조적 특징

모든 포도상구균속의 세균에서 생산되는 이 일련의 펩타이드들에게 PSM이라는 명칭이 처음 부여된 것은 20세기 말로 Staphylococcus epidermidis 배양상등액의 고온 페놀 추출 과정에서 염증을 촉진하는 물질들의 복합체가 페놀 층에서 발견된 것에서 기인한다 (Mehlin etal., 1999). 당시 발견된 3개의 펩타이드들은 각각 S. epidermidis PSMα, PSMβ, PSMγ로 명명되었지만 이 중 PSMγ는 기존에 발견된 δ-toxin과 같은 물질로 판명되었다. S. epidermidis에서 발견된 이 펩타이드들이 PSM으로 명명되기 전에도 PSM 그룹에 속하는 펩타이드들 중 일부가 다른 포도상구균에서 발견된 적이 있었는데 Staphylococcus haemolyticus의 gonococcal growth inhibitor (GGI) 펩타이드와 Staphylococcus lugdunensis의 SLUSH(S. lugdunensis-synergistic hemolysins) 펩타이드가 이에 해당한다 (Beaudet et al., 1982; Donvito et al., 1997). 이후 S. epidermidis의 PSM도 추가로 4개 더 발견되어 총 7개가 밝혀졌으며 (Vuong et al., 2004; Yao et al., 2005), 2007년에는 CA-MRSA의 주요 독성인자가 PSM이 밝혀지면서 본격적으로 학계의 많은 관심을 받기 시작하였다 (Wang et al., 2007). 그 외에도 일반적인 세포외 분비 단백질과 달리 역상 액체 크로마토그래피에서 유기 용매의 농도가 상당히 높을 때 용출되는 PSM의 특성을 이용해 다양한 포도상구균 배양상등액의 LC/MS 분석으로부터 PSM 유사 펩타이드들의 분자량이 조사된 적은 있으나 (Rautenberg et al., 2011), 그 각각의 포도상구균에 대해 PSM 유전자나 아미노산 서열이 아직 밝혀진 것은 아니므로 추후 이와 같은 다양한 PSM들에 대한 개별적 및 종합적 분석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가장 최근에는 S. epidermidis, S. aureus에 이어 S. haemolyticus의 신규 PSM들까지 밝혀져 PSM이 모두 밝혀진 포도상구균의 수는 3개로 늘어나게 되었다 (Da et al., 2017).

그림1
<그림 1. (A) PSM의 양친매성 α-helix 구조, (B) S. epidermidis, S. aureus, S. haemolyticus의 α-타입과 β-타입 PSM의 아미노산 서열과 α-helical 도메인 >


PSM은 보통 20~40여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아미노산의 개수에 따라 아미노산 20~25개로 이루어진 α-타입과 약 44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 β-타입의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α-타입 PSM의 경우는 전체적으로 α-helix 구조를 이루고 있으며 β-타입 PSM은 C-말단 쪽 절반에만 α-helix 구조를 이루고 있으며 β-타입 PSM은 C-말단 쪽 절반에만 α-helix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림 1). 또한 α-helix를 이루는 아미노산의 친수성 곁사슬이 α-helix의 한 쪽 면에 모여 있고, 반대쪽 면에는 소수성 곁사슬이 모여서 계면활성제와 유사한 양친매성을 띄고 있다는 점도 PSM의 구조적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세포독성은 β-타입 PSM이 아닌 상대적으로 짧은 α-타입 PSM에서만 나타난다는 점도 양친매성 α-helix 구조와 무관하지 않으며 그 외에도 N-말단에 formyl-methionine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PSM의 구조적 특성으로 볼 수 있다.



PSM의 다양한 기능들

PSM 그룹에 속하는 펩타이드들은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그 발견의 역사에서도 드러나는 것처럼 염증 반응을 유발하는 면역 조절제로서의 기능과 숙주 세포를 용해하는 독소로서의 기능이 가장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먼저 면역 조절제로서의 기능은 nM 수준의 농도를 갖는 PSM이 다양한 면역 세포 표면의 FPR2(formyl peptide receptor 2)에 결합하여 주화성이나 사이토카인 생산 등과 같은 염증 촉진 반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Kretschmer et al., 2010). 더 높은 μM의 농도 범위에서는 숙주 세포를 용해시키는 세포독소로서 작용하는데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짧은 α-타입 PSM들이 주로 이러한 기능들을 가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Wang et al., 2007). 농도에 따른 차이는 있지만 두가지 기능 모두 숙주 세포의 파괴를 포함하는 상호작용으로 연관지을 수 있으며, 보다 넓은 의미에서는 바이오필름 형성 과정도 일부 숙주와의 상호작용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PSM은 앞서 언급했던 특유의 양친매성 구조에서 비롯되는 계면활성제 유사 성질로 인해 바이오필름 형성 시 영양분과 산소의 이동을 위한 미세 통로를 만드는 등 바이오필름의 구조적 성숙을 돕고, 경우에 따라 바이오필름으로부터 세포들을 탈착시켜 혈액을 따라 신체 다른 장기로의 감염을 유발하기도 한다 (Periasamy et al., 2012a). 바이오필름 형성 메커니즘은 또한 포도상구균이 세포외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한 방편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PSM은 그 많은 생산량으로 인해 위험한 세포 독소가 되기도 하지만 PSM들 둥 일부는 그 많은 양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 역할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에 연구자들은 다시 PSM의 계면활성제 유사 성질로부터 착안하여 스스로 이동할 수 없는 포도상구균이 인체의 상피 같은 부착 표면에 많은 양의 PSM을 분비시켜 그 위를 미끄러지듯이 영역을 확대해 나가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게 아닐까 하는 가설을 내세운 적이 있으며 실제 고체 배지와 동물의 상피에서 PSM의 유무에 따른 포도상구균의 spreading 차이를 확인한 적이 있다 (Tsompanidou et al., 2013). 또는 같은 성질을 세포 외 영양분의 유화(emulsification) 작용에 사용하여 영양분의 흡수를 돕고 생존에 유리하게 하고자 한 것이 PSM의 원래 존재 이유일 것이라는 가설도 있다 (Periasamy et al., 2012b). PSM의 추가적인 기능이 밝혀지지 않는 한 다양한 종류의 PSM들 중 아직 기능이 밝혀지지 않은 PSM과 높은 생산량으로 미루어 볼 때 위에서 언급한 PSM의 원래 존재 목적에 대한 가설들은 현재까지 가장 설득력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림2
<그림 2. PSM의 세포 내외부에 대한 다양한 기능들>


다음으로는 PSM이 수용체 단백질의 도움 없이 숙주 세포의 세포막을 파괴하는 메커니즘에서 유추해볼 수 있는 이종 세균에 대한 항생력에 대한 가능성이다. 세균을 타겟으로 하는 항생 펩타이드도 PSM처럼 양친매성의 α-helix 구조를 자주 갖는다는 점을 생각할 때 더욱 그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지만 현재까지 실험적으로 밝혀진 것은 S. aureus의 PSMα1과 PSMα2의 N-말단 아미노산 2개가 제거된 PSM 유도체들 뿐이다. 완전한 형태의 각 PSM들보다 N-말단의 아미노산 2개가 제거된 경우에 Micrococcus luteusStreptococcus pyogenes에 대한 항생력이 수배 높아진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Joe et al., 2011). 다만 자연에서 PSM 유도체의 생산량이 매우 낮은 편에 속하므로 실제 경쟁 관계에 있는 세균에 대한 간섭 현상에서 PSM의 역할과 메커니즘은 유도체를 만드는 단백질 가수분해 효소 등 좀 더 연구가 분야라고 할 수 있다.


끝으로 전사조절 인자로서의 PSM의 역할에 대해서 이야기하기에 앞서 PSM의 세포 외 분비 시스템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덩치가 큰 펩타이드인 PSM은 수송체 단백질 없이는 세포 외부로 분비되기 어렵다. 이에 PSM에 특이적인 수송체 단백질을 찾기 위한 오랜 노력 끝에 유전체 서열 분석이 끝난 모든 포도상구균에서 잘 보존되어 있는 일련의 ABC transporter 오페론을 찾을 수 있었다 (Chatterjee et al., 2013). 또한 이 오페론에 대한 전사조절 인자가 PSM에 의해 조절됨을 밝힘으로써 PSM transporter인 Pmt의 발현이 목적 수송 물질인 PSM에 의해 직접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증명해 현재까지 알려진 독소들 중에 스스로의 분비 조절 인자로 작용하는 첫번째 예로 삼을 수 있었다 (Joo et al., 2016).



신규 항독성 제재 개발에서 PSM의 역할

다양한 포도상구균들 중에서 과학자들의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종은 필시 S. aureus일 것이다. S. aureus의 다른 독성인자들처럼 PSM의 발현도 Agr quorum sensing 시스템에 의해 조절되는데, 다른 독성인자들이 조절 RNA인 RNAIII를 통해 조절되는데 반해 PSM은 활성화된 AgrA가 PSM 오페론의 발현을 직접 조절함이 밝혀져 포도상구균의 진화에 있어 PSM이 차지하는 중요한 위치를 짐작할 수 있었다 (Queck et al., 2008). 자세한 조절 기작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PSM이나 다른 독성인자 모두 결국은 Agr에 의해 조절되므로 이 quorum sensing 시스템을 저해시킬 수 있는 물질이 개발된다면 PSM을 포함한 Agr의 지배를 받는 독성 인자 전체의 발현을 막을 수 있는 신규 항독성 제재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 3의 1번 경로).

그림3
<그림 3. PSM을 중심으로 하는 다양한 항독성 제재 개발 가능성>


또한 PSM에 특이적인 저해 기작을 이용할 수 있다면 다른 독성인자의 저해 유무와 상관없이 PSM의 발현만 조절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던 PSM의 Pmt 발현 조절 인자로서의 역할을 생각할 때 추가로 Pmt의 발현량 저하도 예상해볼 수 있으며, Pmt 뿐만 아니라 다른 독성인자의 발현 조절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다 (그림 3의 2번 경로).


끝으로 신약 개발에 가장 좋은 타겟이라고 할 수 있는 Pmt의 경우, Pmt에 작용하여 PSM 분비를 막을 수 있는 물질이 개발된다면 PSM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세포독성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1차적으로 기대할 수 있으며, 세포 내부에 축적된 많은 양의 PSM에 의해 포도상구균 스스로 파괴하는 2차 결과를 낳아 항독성 제재 뿐만 아니라 신개념 항생제로서의 가능성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림 3의 3번 경로).



맺음말

앞서 살펴본 것처럼 포도상구균의 PSM은 항생제 내성균의 대표격인 MRSA를 포함한 병원성 포도상구균을 대상으로 하는 신규 항독성 제재 및 항생제 개발의 좋은 목적 물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연구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특유의 생화학적, 구조적 특성 및 높은 생산량과 더불어 다양한 기능들 역시 PSM에 대한 잠재적 연구 가치를 드높인다고 할 수 있다. PSM은 어떤 목적으로 어떤 진화 과정을 거쳐 현재의 특성들을 갖추게 되었는지 밝혀내는 순수과학으로서의 연구 대상 뿐만 아니라, 발병 과정에서의 중심적인 역할을 생각할 때 의약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연구 대상이라고 생각되며 끊임 없이 새로운 과학적 지식을 찾아낼 수 있는 원천을 제공하는 화수분처럼 여겨진다. 아직도 많은 비밀을 품고 있는 PSM에 대해 다음에 밝혀질 새로운 사실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참고문헌

  • 1. Mehlin C, Headly CM, Klebanoff SJ. 1999. An inflammatory polypeptide complex from Staphylococcus epidermidis: isolation and characterization. J Exp Med. 189(6):907-18.
  • 2. Beaudet R, Bisaillon JG, Saheb SA, Sylvestre M. 1982. Production, purification, and preliminary characterization of a gonococcal growth inhibitor produced by a coagulase-negative staphylococcus isolated from the urogenital flora. Antimicrob Agents Chemother. 22(2):277-83.
  • 3. Donvito B, Etienne J, Denoroy L, Greenland T, Benito Y, Vandenesch F. 1997. Synergistic hemolytic activity of Staphylococcus lugdunensis is mediated by three peptides encoded by a non-agr genetic locus. Infect Immun. 65(1):95-100.
  • 4. Vuong C, Dürr M, Carmody AB, Peschel A, Klebanoff SJ, Otto M. 2004. Regulated expression of pathogen-associated molecular pattern molecules in Staphylococcus epidermidis: quorum-sensing determines pro-inflammatory capacity and production of phenol-soluble modulins. Cell Microbiol. 6(8):753-9.
  • 5. Yao Y, Studevant DE, Otto M. 2005. Genomewide analysis of gene expression in Staphylococcus epidermidis biofilms: insights into the pathophysiology of S. epidermidis biofilms and the role of phenol-soluble modulins in formation of biofilms. J Infect Dis. 191(2):289-98.
  • 6. Wang R, Braughton KR, Kretschmer D, Bach TH, Queck SY, Li M, Kennedy AD, Dorward DW, Klebanoff SJ, Peschel A, DeLeo FR, Otto M. 2007. Identification of novel cytolytic peptides as key virulence determinants for community-associated MRSA. Nat Med. 13(12):1510-4.
  • 7. Rautenberg M, Joo HS, Otto M, Peschel A. 2011. Neutrophil responses to staphylococcal pathogens and commensals via the formyl peptide receptor 2 relates to phenol-soluble modulin release and virulence. FASEB J. 25(4):1254-63.
  • 8. Da F, Joo HS, Cheung GYC, Villaruz AE, Rohde H, Luo X, Otto M. 2017. Phenol-Soluble Modulin Toxins of Staphylococcus haemolyticus. Front Cell Infect Microbiol. 7:206.
  • 9. Kretschmer D, Gleske AK, Rautenberg M, Wang R, Köberle M, Bohn E, Schöneberg T, Rabiet MJ, Boulay F, Klebanoff SJ, van Kessel KA, van Strijp JA, Otto M, Peschel A. 2010. Human formyl peptide receptor 2 senses highly pathogenic Staphylococcus aureus. Cell Host Microbe. 7(6):463-73.
  • 10. Periasamy S, Joo HS, Duong AC, Bach TH, Tan VY, Chatterjee SS, Cheung GY, Otto M. 2012a. How Staphylococcus aureus biofilms develop their characteristic structure. Proc Natl Acad Sci U S A. 109(4):1281-6.
  • 11. Tsompanidou E, Denham EL, Becher D, de Jong A, Buist G, van Oosten M, Manson WL, Back JW, van Dijl JM, Dreisbach A. 2013. Distinct roles of phenol-soluble modulins in spreading of Staphylococcus aureus on wet surfaces. Appl Environ Microbiol. 79(3):886-95.
  • 12. Periasamy S, Chatterjee SS, Cheung GY, Otto M. 2012b. Phenol-soluble modulins in staphylococci: What are they originally for? Commun Integr Biol. 5(3):275-7.
  • 13. Joo HS, Cheung GY, Otto M. 2011. Antimicrobial activity of community-associated methicill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 is caused by phenol-soluble modulin derivatives. J Biol Chem. 286(11):8933-40.
  • 14. Chatterjee SS, Joo HS, Duong AC, Dieringer TD, Tan VY, Song Y, Fischer ER, Cheung GY, Li M, Otto M. 2013. Essential Staphylococcus aureus toxin export system. Nat Med. 19(3):364-7.
  • 15. Joo HS, Chatterjee SS, Villaruz AE, Dickey SW, Tan VY, Chen Y, Sturdevant DE, Ricklefs SM, Otto M. 2016. Mechanism of Gene Regulation by a Staphylococcus aureus Toxin. mBio. 7(5):e01579-16.
  • 16. Queck SY, Jameson-Lee M, Villaruz AE, Bach TH, Khan BA, Sturdevant DE, Ricklefs SM, Li M, Otto M. 2008. RNAIII-independent target gene control by the agr quorum-sensing system: insight into the evolution of virulence regulation in Staphylococcus aureus. Mol Cell. 32(1):1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