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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November Vol.32 No.6 ISSN 1598-8384

자유기고

심상희
Endophyte: 천연물의 보고

덕성여자대학교 약학과
심상희 교수 E-mail : sangheeshim@duksung.ac.kr


천연에서 유래된 대사체들에 관한 연구는 식물을 대상으로 한 경우가 많았다. 인류는 유기 화학이 발달하면서 특히 약용 식물의 대사산물에 관해 세기 이상 연구를 해왔고, 이들 약용 식물에서 분리된 화합물을 선도 물질(lead compound)로 하여 개발된 의약품들은 상당수에 이른다. 예를 들어, 버드나무 껍질에서 진통제인 aspirin의 lead compound가 된 acetyl salicylic acid가, 아편에서는 강력한 진통제인 morphine이, Hypericum perforatum의 꽃에서 항우울제로 쓰이는 hypericin이, Podophyllum peltatum에서 항암제 etoposide, teniposide의 lead compound인 podophyllotoxin이, 마리아 엉겅퀴에서 간장약인 silymarin이, 주목나무 껍질에서 항암제 taxol등, 많은 식물에서 현재 사용되고 있는 많은 약들이 개발되어 왔다. 약용 식물이 인류에게 중요한 물질의 보고라는 사실은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만큼 인류는 식물에서 유래된 약리작용이 있는 대사체에 대한 연구는 적어도 한 세기 이상의 연구를 해왔기에, 식물 자원으로부터 보다 더 특이한 구조를 지닌 물질을 탐구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왔다. 더구나, 생리 활성 물질을 생산하는 식물 자원이 흔하지 않은 식물 종이라면, 그 물질을 대량으로 확보하기가 어렵고, 또 식물이 처한 환경 등에 의해 생산되는 물질의 차이 등이 생길 수 있는 한계가 있어 왔다. 따라서 식물 자원 이외에 보다 더 다양한 물질을 확보할 수 있는 생물자원으로 인류가 눈을 돌림에 따라 최근에는 해양생물이나, 토양 미생물 등에서 생리 활성 물질을 확보하는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는 추세이다.

내생균(endophyte)이란 식물의 조직내에 살고 있으면서, 기주 식물 (host plant)에 위해를 가하지 않는 미생물이라고 정의된다.1 내생균으로는 곰팡이와 박테리아가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내생균(endophyte)이 식물 내에서 하는 역할 등 식물-내생균 상호관계(plant-endophyte interaction)에 관해서는 연구된 바가 많지 않고 현재도 연구 중이지만, 이 내생균들이 식물 성장을 도울 수 있고, 가뭄과 같은 외부 스트레스나, 곤충이나 미생물의 공격으로부터 식물을 보호한다는 보고가 있다.2 무엇보다도, 내생균이 천연에서 생리활성 물질을 찾고자 하는 천연물학자의 관심을 끄는 점은, 내생균은 식물내에서 식물과 공존하기 위해 어떤 대사체들(이차대사산물)을 생산해 내는데, 이러한 내생균이 만드는 물질들이 여러 중요한 생리 활성을 나타낸다는 점이다.3 따라서, 선진국에서는 일찍부터 내생균은 생리활성 물질의 중요한 자원으로 다루어져 와 지금까지 많은 생리활성 물질들이 식물 내생균으로부터 유래된다고 보고되어 왔다.

그림1. 식물 내생균 유래 생리활성 물질의 예. 그림 1. 식물 내생균 유래 생리활성 물질의 예

위의 그림 1의 베네수엘라 장수 수생식물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수중(水中)이라는 특이한 환경에서 사는 식물로부터 분리된 내생균은 강한 생리활성을 가진 재미있는 구조의 물질을 생산하고, 호주의 snakevine이라는 식물에서처럼 전통적으로 상처 치유를 위해 사용되어 온 식물 내생균은 또한 항생 작용을 지니는 생리 활성을 생산하며, 또한 탁솔의 경우 의약품을 생산하는 식물의 내생균은 그 기주 식물과 똑같은 물질을 생산한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알 수 있다.4 이와 같이 특이한 생태환경에 사는 식물일수록 그 내생균이 다양한 골격의 생리활성을 생산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생리활성 물질의 보고로써 내생균이 천연물 및 생물학자들의 큰 관심을 큰 획기적인 연구결과는, 1995년 Strobel group에서는 주목나무 수피에서 분리된 내생균 Taxomyces andreanae이 host plant인 주목나무가 생산하는 항암물질 Taxol®을 생산함을 발견한 점이다.5 주목나무(Taxus brevifolia) 수피에서 항암제 Taxol®(paclitaxel)이 개발된 후 최근 50년 이내 의약품 개발역사에서 가장 고무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특히 Taxol은 microtubule을 안정화시켜 세포분열을 억제하는 기존의 항암 메커니즘과의 반대 작용으로 항암효과를 나타내기에, 기존의 항암제에 내성이 생긴 암에도 효과가 있어 특히 주목을 받아 왔다. 그러나. 100년된 주목나무 한 그루에서 수피 3 Kg을 확보할 수 있고, 이로부터 300 mg의 taxol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치료과정에 보통 적어도 2 g은 필요하다고 한다.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양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실험실 내 합성으로 이 물질을 생산할 수 있지만, taxol 전합성은 많은 단계가 필요한 고비용을 요하는 합성이라 경제적으로 실용성이 높지 못하여, 현재 동속 식물인 Taxus baccata의 잎으로부터 합성이 어려운 부분인 baccatin III를 추출하여 여러 관능기를 붙여서 Taxol을 생산하는 반합성 방법으로 이 항암제를 생산하거나, 식물 조직배양 등의 방법으로 이 항암제를 확보하고 있다. 주목나무 내생균이 Taxol®을 생산하는 것은 관련 유전자가 식물에서 미생물로 transnfer했거나, 내생균의 유전자가 식물로 transfer해서 두 생물종 모두 이 화합물을 생산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주목나무 내생균의 Taxol® 생산 이후, 다른 약용 식물들의 내생균이 생산하는 대사체에 대한 연구가 서양을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는데, Taxol®을 생산하는 주목나무 내생균 이후 밝혀진 내생균 및 내생균들과 공생하는 약용식물, 이들이 생산하는 의약 물질은 다음의 그림 2와 같다.6

그림 2. 약용식물의 내생균이 생산하는 대사체들 그림 2. 약용식물의 내생균이 생산하는 대사체들

위의 그림 2에서 알 수 있듯이, 약용 식물의 내생균이 그 host plant가 생산하는 대사체와 똑같은 대사체를 생산한다는 사실이 여러 번 증명되었다. 항암제 etososide, teniposide의 lead compound인 podophyllotoxin을 함유하는 식물 Podophyllotixin peltatum의 내생균으로부터 podiphyllotoxin을, 항우울제 hypericin을 함유하는 식물 Hypericum perforatum의 내생균으로터 hypericin을, 간장약 silymarin을 함유하는 마리아엉겅퀴 Silybum marianum의 내생균으로부터 silymarin을, 항암성분 campthothecin을 함유하는 희수 Camptotheca acuminata 내생균이 campthothecin을 분리하였다. 이 외에도 다수의 약용식물 내생균들이 그 host plant가 생산하는 화합물과 똑같은 화합물을 생산함을 밝혀냈다.

약용 식물이 인류에게 중요한 물질의 보고라는 사실은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으나, 식물 자원의 특성상, 대량으로 물질을 확보하기가 어렵고, 또 식물이 처한 환경 등에 의해 생산 물질들의 차이 등으로 인해 인류가 원하는 천연 물질의 생산에는 한계가 있어왔다. 따라서 실험실 내에서 좀더 안정적으로 이러한 물질들을 생산해 낼 수 있는 방법의 개발이 요구되는데, 내생균은 미생물로서 실험실 내에서 배양이 가능하고, 특정물질을 대량으로 확보하고자 할 경우 대량배양을 통해 다량 확보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약용 식물의 내생균이 생산하는 유효 성분에 관한 연구는 양적 자원이 부족한 우리 나라의 실정에 잘 맞는 의약 및 기능성 소재 연구 분야라 할 수 있겠다.

참고문헌

  • 1. G.A. Strobel, Endophytes as sources of bioactive products, Microbes Infect. (2003) 535-544.
  • 2. A.H. Aly, A. Debbab, P. Proksch, Fungal endophytes: unique plant inhabitants with great promises, Appl. Microbiol. Biotechnol. 90 (2011) 1829-1845.
  • 3. R.X. Tan, W.X. Zou, Endophytes: a rich source of functional metabolites, Nat. Prod. Rep. 18 (2001) 448-459.
  • 4. G. Strobel, B. Daisy, U. Castillo, et al., Natural products from endophytic microorganisms, J. Nat. Prod. 67 (2004)257-268.
  • 5. A. Stierle, G.A. Strobel, D. Stierle, Taxol and taxane production by Taxomyces andreanae, Science 260 (1993) 214-216.
  • 6. R.X. Tan, W.X. Zou, Endophytes: a rich source of functional metabolites, Nat. Prod. Rep. 18 (2001) 448-459.